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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혐수의 뒷동산

대혐수

2부 4화 후감상

  사실 제가 개신교회도 사이비교도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번 화는 이래저래 자신감이 부족합니다. 공부를 더 하고 썼어야 했는데, 준비가 완벽한 상태에서 썼다고는 할 수 없네요.

 

  아무튼간 몇가지 코멘트할 부분이 있어 후감상을 남겼습니다.

 

1.목사라는 호칭

  대부분 국산 사이비교는 교주가 재림주를 자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이번 이야기의 교주는 목사를 자칭하고 있습니다. 물론 교주가 목사를 칭하는 사이비가 아주 없는 건 아닙니다. 할렐루야교회의 교주 김계화는 원장목사를 자칭하고 있더군요.

  그러나 정말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면, 사이비교보다도 그냥 개신교 자체를 타겟으로 해서 비판...이라기보다는 비난을 하고 싶었던 거 같네요. 특히 그 중에서도 혐오정서를 먹고 사는 교회들이요.

  작중 목사가 북한 욕을 포함한 극우적 설교를 하는 것도 그 맥락에서 나온 아이디어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이비가 정치적으로 극우성향일 것이리라는 편견이 있긴 합니다만, 설교에서 정치 이야기를 하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군요. 전광훈 같은 사람이 극우적 발언을 한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니까요. 극우적 설교 역시 준비 부족에 의해 저질러진 짓이기도 합니다만, 극우목사를 비판....이라기보다는 비난을 하려던 의도 또한 있었습니다.

 

 

2.목사의 목소리

  목사의 목소리는 일전에 광화문에 있었던 극우시위에서 들었던 극우목사의 목소리를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전광훈 목소리는 아니었습니다(전광훈 목소리도 딱히 아름다운 목소리는 아닙니다만 쉬어서 쇳소리가 나지는 않죠). 정말 듣기 괴롭더군요.

 

  일단 쇳소리 나는 목소리라고 해서 다 혐오스러운 건 아니라고 분명히 밝힙니다. 김준 성우님 같이 간지폭풍의 목소리도 있으니까요.

 

 

3.북한의 운명과 북한 난민

  천사들의 침공에 이은 천사 가스 사태를 북한이 견뎌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일단 제가 대략적으로 구상한 북한의 상태는 이렇습니다.

 

  -천사들의 습격 당시 북한은 거의 붕괴 직전의 위기를 겪습니다만, 천사들은 북한이 보유한 재래식 무기로도 어느정도 상대가 가능했으므로 그럭저럭 견딥니다. 문제는 인간끼리의 정치였습니다. 북한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건 남한 북한은 물론이거니와 중국 미국까지 낀 복잡한 눈치 싸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일단 저는 천사 전쟁 때 까지는 눈치싸움의 결판이 나지 않았다고 정했습니다.

  국내에서는 군사지원을 해야 한다 말아야한다 의견이 갈렸겠죠. 저는 소설 배경이 되는 시기가 될 때 까지 냉전마인드가 극복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봅니다. 저는....한국인들이 냉전 마인드를 극복할 수 있으리란 희망 자체가 없어서요...

  아무튼 우파쪽에선 천사들에 의해 멸망하는 북한의 꼬락서니가 아주 꿀맛이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군사지원을 한다는 것은 북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 군을 빌려주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당연히 거북해하는 여론이 생길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천사전쟁 사태에서 남한이 북한에 군사지원을 해준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점령군을 보내는 것입니다. 남한이 점령군을 보내지 않는다면, 중국에서 군사지원을 명분으로 점령군을 보낼테니까 서둘러서 군을 보내야 합니다. 그러나 "중국에 뺏기기 전에 먼저 점령군을 보내야 한다"라는 말을 대놓고 할 수 있는 정치인이 있을까요? 그런 소리는 사태를 더 난감하게 할 뿐입니다. 보통 혼네 다타마에를 일본식 화법이라 합니다만 이 경우도 정말 혼네를 숨겨야 하는 상황이죠. 정치인들은 끽해야 "인도주의" 같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호응을 얻기는 어려운 수사법을 써야 할 것입니다. 더구나 그 시기는 남한도 천사들과 전쟁중이니 "우리가 급한데 북한을 도와주는 이적행위를 하려 한다"라는 말에 쉽게 반박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당연히 이럴 때는 보수 쪽에서도 점령군을 보내자는 여론에 힘을 보태줘야겠지만, 전 우리나라 보수 정치세력이 그런 센스를 발휘해줄 거란 믿음이 없어서... 저의 그러한 믿음을 소설에 반영했습니다. 제 설정에서는 이렇게 일이 돌아갑니다. 보수 세력은 군대를 보내는 것에 거북해하는 여론을 등에 업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북한 정권을 비호하기 위해 국군을 동원한다는 프레임을 만들고 정부를 압박합니다. 우리나라는 냉전마인드를 극복하지 못했고 그건 정권 인사들도 마찬가지라서, 이 프레임에 꼼짝을 못합니다.

  그러나 하느님이 보우하사(?) 북한이 천사들을 상대로 그럭저럭 선전을 했고, 미국이 중국을 견제해서(견제하지 않을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점령군이 북한에 진주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본격 북한도 못 이기는 천사군....).

  하지만 천사 가스 때에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천사 가스 때에도 남한 정치상황은 똑같이 돌아갑니다. 차이가 있다면, 북한군이 총알로 천사는 죽일 수 있었지만 가스는 이겨내지 못했다는 점이겠죠. 결국 북한 정권은 붕괴하고, 대한민국과 중국은 미리 대비해둔 매뉴얼대로 북한 점령 레이스를 벌입니다(북한 붕괴시 신속히 북한을 점령하는 작전이 대한민국과 중국 양측에 당연히 준비되어있을 것입니다).

 

  그 결과, 북한 영토를 중국과 남한이 절반씩 나눠먹었고, 이 때 남한 쪽에 넘어간 지역 주민들이 바로 북한 난민입니다. 이들의 대우는 거의 3등 5등 시민이겠죠. 대한민국 상태가 최상일 때에도 3등시민일 텐데, 지금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인데다 그간의 남북갈등으로 감정적 골은 깊어질대로 깊어진 상태고, 게다가 북한은 패망해서 난민만 남은 상황이니까요. 

  이런 북한 난민들을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이 없을 리가 없고, 이걸 싫어하는 혐오세력이 분명 생길 테고, 그리하여 북한이 붕괴하고 나서도 냉전마인드가 해소되지 않는 세계관인 것입니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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